글번호 :
214606
조회 :
903
글쓴이 :
김형래
작성일 :
09.04.01
게시물 내용
옥 같은 살결엔 맑은 향기 있네 매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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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에 이어 지난 겨울의 추위 속에서 온갖 시련과 풍설을 외로이 이겨내고
옥설 같은 새하얀 꽃을 피워서 고고한 자태와 그윽한 향으로


본격적인 봄이 왔음을 알리는 매화나무.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추운 겨울을 잘 견딘다하여 세한삼우라 불린다.


대나무와 함께 그려질 때는 부부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절개, 기품, 미인, 회춘, 친구, 다산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매화나무는 장미과의 쌍떡잎식물로 중국이 원산이며 한국, 일본 등에 분포하고


관상용이나 과실수로 심어 꽃 감상과 과실 수확도 함께한다.


이른 봄 5개의 편화가 먼저 피고 살구나 자두와 비슷한 크기의 열매가


6~7월경에 성숙해 매실이 되는데 이 과실을 우리 선조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식용이나 약용으로 애용해 왔다.

매화나무 열매는 약알카리성의 식품으로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우리의 혈액을 약알카리성으로 만들고,


정혈작용, 보간작용, 피로회복, 노화방지, 살균작용 등을 하는


건강식품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매실을 건강식품이라 하여


매실김치-우메보시와 농축액, 죽, 술, 차, 산자 등


여러 식품으로 개량해 각광을 받고 있고,


한방에서는 뿌리, 엽, 꽃, 미숙과실(청매)를 건위, 지혈, 거담,


주독, 해독, 구충 등에 약재로도 쓰고 있다.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일찍부터 청초하고 아름다우며


굽힐 줄 모르는 선비정신 예로 상징됐다.


퇴계 선생님의 문집을 살펴보면 110여 수의 매화 시가 쓰여져 있다.


그 누구보다 매화를 좋아하고 사랑했던지 운명하는 날 아침에도


‘분매를 침소 밖으로 가지고 나가 물을 주라’고 일렀다고 하는 기록에서


매화에 대한 사랑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옥 같은 살결엔 아직 맑은 향기 있네’라고 읊은 이규보나


‘곱고도 아리따운 옥선의 자태여’라고 노래한 시 등의


문학 작품에서도 그 요염한 자태를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경복궁 굴뚝의 장식이나


조계사의 법당 문틀에도 새겨져 있음을 살필 수가 있고,


선비들의 매화문 벼루에도 사용되어


다시 한번 매화에 대한 사랑의 척도를 짐작할 수가 있다.


매화가 이처럼 상징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청자나 백자와 같은 작품 속에서 문양으로 사용된 예를 찾기는 힘들다.

이번 주말에 광양의 매화축제장을 찾으면 만발한 매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섬진강 강바람에 실려오는 매화 향을 맡으며 산책을 해도 좋겠고,


시간이 어려우면 가까이 있는 전남대학 대강당 앞의 대명매나


국립광주박물관 옆 매화의 거리를 찾아가 잠시 매화의 맛과 멋을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윤정귀 <생명숲학교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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